프로그래밍 숙제와 관련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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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희승 댓글 0건 조회 1,250회 작성일 21-06-1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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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수업 또는 대학원 수업을 하다보면 프로그래밍 숙제를 내게 됩니다.
프로그래밍 숙제를 내는 이유를 굳이 설명하지는 않아도 되겠지요.
교수님들이 숙제를 통해서 학생들이 배웠으면 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이 글을 적습니다.
(물론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 많이 들어가 있으니, 당연히 진리도, 100% 맞는 이야기도, 아닐 수 도 있습니다.
받아들이는 학생들이 다시 곰곰히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늘 discussion과 합리적 비판은 좋은 일입니다.)

숙제의 종류마다 다르겠지만, 아마도 대부분은 프로그래밍을 통해서 이론적으로 배운것을 직접 해보는데에 가장 큰 의의가 있을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직접 해보면서 스.스.로. 생.각.해.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키우기 위함입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만들어낸 코드가 아니라면 별 의미가 없습니다.

숙제는 하.는. 것입니다. 해치우는 일이 아닙니다.
왜 등록금을 내면서 일을 받아서 해치우고 있습니까? 일을 해치우면 보통은 월급을 받죠.
하.면.서. 생각하는 능력을 기르고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게 목적입니다.

정보가 널려있고 검색도 쉬운 세상이니, 사실 특정 기능의 프로그램은 검색하면 금방 코드까지 찾아낼 수 있습니다.
회사에 가서 일을 하게 될 경우도, 완전히 새롭게 스크래치 부터 모두 코드를 짜야하는 일은 드문 일일 겁니다. 선배가 만들어두었던 코드에서 발전시키거나, 비슷한 오픈소스를 찾아서 변경하거나, api를 사용하거나 등등... 모두 타당하고 적절한 일들 입니다. 모든 공학이 그렇듯이, 비용, 효율성, 시간, 코드의 품질 등을 고려할 때 어떤 선택이 가장 좋은 것인가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대학과 현업에서의 차이점은...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아직 기반을 쌓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위에도 적었지만, 능력을 키우는 일이 지금은 중요한 때이므로 스스로 생각해보는데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숙제를 하는 의미가 없습니다. 숙제이외의 다른 공부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숙제 결과를 게시하면 수많은 메일을 받습니다. 사연도 이유도 가지가지 입니다. (모든 메일에 합리적인 답장과 재검토를 하지만 놓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많은 메일에 답장을 하니 상.냥.하지 못한 경우도 있군요.)
인터넷을 보고 하는 것 좋습니다. 인터넷은 공부하는데에 활용하십시요. 거의 그대로 가져오지는 마십시요. 충분한 공부, 몰랐던 점이 해결되었다면, 코드는 처음부터 스스로 생각하면서 작성해보기 바랍니다.

친구를 도와주는 일 매우 좋습니다. 다만 내 코드를 그대로 주고 공부해봐. 이거는 불상사가 일어날 확률이 높습니다. 친구를 망치는 데 일조하는 겁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도와주지 않는 것이 더 낫습니다.
친구의 코드에서 해결 안되는게 무엇인지 같이 봐주세요. 그게 도와주는 것입니다.

어느 두 명의 인간이 길을 떠나 모험을 하려고 했습니다. 사막을 건너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했죠. 신은 이들을 어여삐여겨 모험에 선물을 줄테니 고르라고 했습니다. 하나는 사막을 건너는 동안 식량이 될 물고기가 들은 상자, 다른 하나는 낚시대 였습니다. 한명은 물고기 상자를, 한명은 낚시대를 선택했죠.
물고기 상자를 선택한 자는 사막을 건너는 동안 금새 물고기를 다 먹고 굶어 죽었습니다.
낚시대를 선택한 자는 간간히 있는 오아시스에서 낚시대 물고기르 겨우겨우 잡아먹으며 사막을 건널 수 있습니다. (오아시스에 물고기가 있나요??) 처음에는 낚시하는 법을 몰라 굶어 죽을 뻔했지만, 점점 기술이 늘면서 나중에는 수월하게 할 수 있었죠.

원래 이야기를 위와 같이 교훈적인 이야기지만, 저는 그 둘이 힘을 합졌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낚시를 배우는 동안 상자의 물고기를 나눠먹고 나중에 잡은 물고기도 나누었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입니다.
팀워크를 이야기하려 했는데 서론이 길었네요. 숙제에서 친구를 도와주는 일도 비슷하지만, 팀 프로젝트로 같이 해야하는 경우.....여러분들이 반기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에 나가면 그러한 상황(또는 보다 더 심한 상황)에 분명히 놓이게 됩니다.

혼자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같이 가면 멀리 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숙제 채점을 하면서 저의 걱정은 이렇습니다.
부정행위를 간과하거나 놓치게 되어서, 다른 선량한 학생이 피해를 보게되지는 않을까?
하지만 더 큰 걱정은 부정행위를 한 학생이 걸리지 않음으로서, 이 경험을 계기로.... 아 이렇게 해도 별문제가 없구나....라고 스택을 쌓고, 향후에도 더 쌓게 되지는 않을까 입니다.
더.더. 큰 걱정은 성실히 잘한 친구를 부정행위라고 오판하는 일입니다.

잔소리가 길어져버렸군요.
OS 숙제 채점을 계기로...글을 안 쓴지 너무 오래되어서 큰 맘 먹고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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